#나의멘토 #스승의날 오늘은 스승의 날이에요.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우리에게는 공식적인 '선생님'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언이나 지지가 필요 없는 건 아니에요. 30대가 되어서도 우리는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고, 가끔은 기댈 곳을 찾곤 하죠.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멘토’가 떠올랐고, 삼십살롱 에디터들에게 멘토는 누구인지,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저희가 나열해 본 멘토의 역할은 이러했어요.
나의 정신적 지주, 나에게 맞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사람,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 닮고 싶은 사람 등.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생각하는 멘토와 이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눠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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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레터 한 눈에 보기
1. 대가 없이 나눠준 마케터 H 선배
2. 긍정의 힘을 알려준 사람
3. '나'라는 호수에 던져진 '멘토'의 돌
4. 나잘알 멘토에게 위로 받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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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저에게 멘토란 나보다 한 걸음 앞서 걸어가며 얻은 경험과 지혜를 대가없이 나눠주는 사람 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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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해진 계기가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에겐 마케터 H 선배가 그러한데요. 처음 그분을 알게 된 건 한 잡지를 정기구독 하면서였어요. 대학을 졸업할 때쯤 콘텐츠 마케터나 에디터가 되고 싶어 그 잡지사의 구독자 행사와 에디터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편집장님, 에디터님들, 그리고 마케터H 선배의 SNS도 팔로우했죠. 그러다 언젠가부터 서로 SNS를 팔로우하며 종종 DM을 주고받았습니다.
저는 아직 예비 사회 초년생이었던지라, 마케터H님과 메세지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기뻤어요. 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글이 참 좋다는 말씀을 해주셨을 때는 날아갈 것만 같았죠.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그것도 제가 몸담고 싶은 직종에 계신 분에게 받은 인정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첫 회사에 신입 콘텐츠 마케터로 입사한 후에도 종종 근황과 고충을 나누며 소속이 다른 마케터 동지가 되었어요. 1년에 한 번씩은 만나서 맛있는 밥도 사주셨죠. 저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대화를 잊고 싶지 않아 귀갓길에 바로 메모를 남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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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말, 금요일 저녁"
사진첩에 찍힌 시간을 보니 거의 4시간 동안 한강에서 수다 타임을 가졌다. 딱 하나 남겨뒀었다던 와인과 돗자리를 챙겨와 준 마케터 선배. 막차 시간이 다 되어갈 때까지 이야깃거리가 꺼내도 꺼내도 끝이 없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알고 지냈는지 둘 다 기억을 못 했는데, 그래서 결론은 오히려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가까워진 관계보다 말이다.
선배에게 왜 아무 경력도 인맥도 없는 나를 챙겨주고 응원해 줬는지 늘 물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시간이 흘러 지금의 너와 같은 고민이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나처럼 똑같이 해달라고. 그거면 됐다"고 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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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저에게 바라는 것이 없었어요. 그저 자신이 한 것처럼 제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길 바란다는 것 하나뿐이었죠. 집에 돌아가는 길 내내 참 감사하고 벅찼습니다. 그때 저에게 힘이 된 말은 실무에서 필요한 스킬도 조언도 아닌 진심 어린 응원이었어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제가 마케터 일을 하지 않게 되더라도,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 그는 변함없는 저의 멘토이자 동지일 거라고요.
언젠가 저도 아무개 후배에게 경치 좋은 한강 공원에서 와인 한 잔 따라주며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고, 이 글을 보여줄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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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저에게 멘토란 힘들 때 생각나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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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멘토는 고3 때 다녔던 학원에서 저희 반을 담당해 주신 선생님입니다. 유독 장난기 많으셨던 선생님 덕분에 친구들과 함께 고3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 저는 자신감, 자존감 모두 낮았던 수험생이었어요. 선생님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긍정적인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지만, 의식적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시험 전 “나는 할 수 있다”라고 3번 외치고 시험을 시작하는 미션을 받았죠. 외치는 게 어색해 종종 까먹을 때도 있었지만, 이 미션 덕분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선생님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사고방식에 세뇌당한 것 같은 기분이지만, 그래도 좋아요. 좋은 영향을 선물 받았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성인이 된 지금도 종종, 아니 거의 매일 떨리는 일이 있을 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외치고 하루를 시작하곤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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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졸업한 지 10년 차인데 여전히 힘든 일 있을 때 생각나고 무슨 일이든 제일 먼저 소식을 전하고 싶어요. 오랜만에 연락해도 마치 10년 전처럼 "쌤~" 하면 "응~뭐해", "뭐 하고 있었어~?" 해줄 것 같고, 징징거리면서 "쌤~"하면 "왜~" 하고 달래 줄 것만 같아요. 사실 10년 전, 친구들과 선생님께 제일 먼저 소식을 전하겠다 약속한 게 몇 가지 있는데요.ㅎㅎ(비밀! 쉿🤫) 전해줄 날이 곧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은 그냥 안부 연락드려야겠어요. 많이 보고 싶다고.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다고. 여러분도 스승의 날을 핑계로, 또는 잘 지내는지 궁금하다는 핑계로 연락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연락해 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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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 멘토란 무엇일까요? 사전적 정의는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지도하고 조언해 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멘토는 이보다 더 큰 의미가 있어요. 멘토는 "내 생각의 호수에 돌을 던져 파장을 일으키는 사람" 입니다. 그 파장은 제 생각을 확장시키고, 편견을 깨뜨리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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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이런 존재는 2014년 한국장학재단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만난 구자홍 멘토님이에요. 첫 만남은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에서였는데요. 멘토님은 "일단 저질러봐"라는 메시지를 강조하셨어요. 당시의 저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서 도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었거든요. 그런데 멘토님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저는 작은 것부터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처음으로 학교 담장을 넘어 대외 커뮤니티 활동에 지원했고, 이를 계기로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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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제가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었는데, 실패할까 봐 걱정돼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때 멘토님은 "두려움은 너의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어. 그것을 직면하고 이겨내려고 노력할 때, 진정한 성장이 시작되는 거야."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그 말에 용기를 얻은 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저는 또 다른 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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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도 1년에 한 번씩 서초동에 있는 멘토의 서재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곤 했어요. 그중 한 번은 인생의 목표와 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멘토님은 "목표와 꿈은 내면에서 우러나와야 해. 남들이 정해주는 길이 아닌,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대화를 통해 저는 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결국 제가 관심과 열정이 있는 분야로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선택에 만족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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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멘토가 지식 전달자를 넘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자신을 발견하게 해주는 중요한 존재임을 깨달았어요. 멘토님은 저의 고요한 호수에 파장을 일으켰고, 그 덕분에 지금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여러분 인생에 큰 영향을 준 멘토가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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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저에게 멘토는 저를 이해하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존재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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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성격과 습관 모든 것을 파악하고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직장과 학교, 모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람들을 마주하고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지만, 그들이 저를 완전히 이해하고 이야기를 해주기는 어려울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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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저에게 완전한 뼈 때리는 조언을 해주는 평생 친구, 친언니가 있어요.
8살 터울의 언니는 제 성격과 저의 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매우 T스럽지만 애정 있는 조언을 해주고는 합니다.
예를 들면, '이 사람이 나한테 이렇게 행동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고 짜증이나, 당장 따지고 싶어'라고 이야기를 하면, '넌 지금 화내면 어차피 말도 잘 안 나올 거고, 상대만 질책하다 끝날 거야. 그러지 말고 그 친구의 행동에 네가 어떻게 불편해졌는지 정리해서 얘기를 해줘.'라고 말해주었어요. 이런 조언은 당시 감정 표현이 서툴고 마음만 앞서던 제가 더 나은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었죠.
어느 날은 제가 회사에서 담당하던 프로젝트가 완전히 꼬여 심리적으로 와장창 무너진 날이었어요. 회사에서 참던 울분이 퇴근하면서 터져, 정말 울면서 집에 왔었습니다. 해결 방안 외에는 어떠한 것도 위로가 되지 않을 심정이었죠.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는데, 언니는 제 방에 들어와 캔맥주와 안주를 옆에 놓아주고는 바로 나가더군요. 이미 저보다 앞서 이런 일을 다 겪어보았다는 듯, 제 마음이 어떤지 안다는 듯이요. '지금 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거야!'라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 전달이 되었어요. 그리고 부리나케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후다닥 나가는 것이 너무 웃기고 큐트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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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기 때문에 언니는 진정으로 저를 위로해 줄 수 있고, 저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좋은 멘토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글을 쓰면서 저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멘토가 된다면 이 또한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어요. 삶의 새로운 기준이 생겼네요. 여러분도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고마움의 연락 한번 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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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신뢰해 주고 아낌 없이 마음을 써 준다는 것은 참 멋진 일입니다. 저희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써는 아직 확신은 없지만 언젠가 저희가 받은 걸 누군가에게 나눠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님에게는 멘토가 있나요? 있다면, 스승의 날을 맞아 그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면 어떨까요?
삼십살롱을 읽고 어떤 부분이 공감되었는지, 공유하고 싶은 여러분의 이야기 또는 피드백을 보내주세요. 아주 짧아도 좋아요. 여러분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삼십살롱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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