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나에게로 와서 반려식물이 되었습니다. 저는 싹이 트자마자 각 식물에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 깻잎: ’이렇게 귀여운 나를 먹깻잎?’ / 이라 부르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난이도: ☆☆☆)
• 바질: ‘바질 반다이크’ /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축구 선수 이름을 따서 지어줬어요. (난이도: ★☆☆)
• 딜: ‘딜딜은 딜딜’ / 마침 씨앗 5개 중 4개에 싹이 나서 ‘딘딘은 딘딘’을 응용했어요😂. (난이도: ★★☆)
• 챠빌: 싹 튼후 금방 운명해서 무명으로 보내주었어요(눈물). (난이도: ★★★)

5월부터 8월까지 길러보니 가장 난이도가 낮은 식물은 깻잎이었어요. 압도적으로요. 한번 분갈이를 해주고 나니 잎 크기가 손바닥 2/3 사이즈까지도 자랐어요. 네가지 중 가장 늦게 싹이 보였는데, 그 이후에는 가장 오래 건강하게 자라줬어요. 올봄에는 깻잎테크 어때요?

그다음으로 잘 자란 씨앗은 바질이에요. 시중에서 판매하는 정도의 잎 크기는 아니었지만, 바질 향이 퍼질 만큼 잘 자랐고 두어 번 정도 수확해서 먹었어요. 다만 바질은 향이 좋아서 그만큼 진드기도 잘 생긴다는 점 참고하세요.

아기 때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의 변화가 눈에 보인다고 하잖아요. 씨앗부터 키우기도 비슷한 것 같아요. 쌀알보다도 작았던 씨앗이 어느새 흙을 뚫고 나와 매일 조금씩 자라있는데, 그 모습이 신기하고 신비로웠어요. 당연한 자연의 이치인데도 제 눈으로 직접 보니 감동의 깊이가 다르더라고요.

매일 아침이 기다려져요. 눈 뜨자마자 화분을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 되었고요. 식물 앞에 ‘반려’가 붙는 이유를 알게 됐어요. 잘 기르고 싶은 마음과 책임감이 자라나 점점 애착이 생기거든요. 저에게 소중한 존재로 자리 잡아 가는 거죠.

살면서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치만 식물은 정직해요. 제가 열심히 돌보아주는 만큼 달라지거든요. 작은 화분에 심긴 떡잎 하나도 정성껏 보살필 때 그 식물은 반드시 보답하게 되어있어요. 돌아보면 식물을 곁에 두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지고 일상에서 지친 마음에 위로를 받았더라고요. 거기에 수확물은 덤이고요. 삼십살롱 구독자 여러분도 올봄에는 작은 반려식물로 식집사 라이프, 함께 시작해 봐요!

"대출"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은 도서관(책)이나 은행(돈)을 떠올리실 텐데요. 오늘 제가 선택한 대출은 조금 다릅니다. 바로 ‘씨앗 대출’! 봄바람이 부니 이제 저도 씨앗을 대출 받아 제 손으로 심고, 그 씨앗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을 키워보려고요.

씨앗도서관에 ‘씨앗 대출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부분은 씨앗을 반납할 때 기간과 수량이 자율인 점이에요. 심지어 반납은 씨앗이 없어도 심고 기른 식물의 사진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니, 정말 부담 없죠?

안내 데스크에 방문하여 목록에서 키우고 싶은 씨앗을 고르고, 씨앗 대출 대장을 작성하면 됩니다. 참 쉽죠? 그리고 식물도감을 보면서 키우는 방법 등 식물에 대한 정보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대출을 결심하고 씨앗도서관에 방문한 저는 씨앗 목록을 바라보며, 어떤 식물을 키울지 고민했어요. 요즘 치솟는 과일값에 지갑을 지키기 위하여 토마토 씨앗을 선택하려고 했지만, 잘 키워서 씨앗을 반납하겠다는 마음으로 해바라기를 골랐습니다. 씨앗 대장에 제 이름을 적으며, 이 작은 씨앗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상상하니까 설레더라고요.

이 과정을 통해 씨앗도서관이 단순한 대출 서비스를 넘어, 씨앗의 보전과 식물 키우기를 장려⋅확산하는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식물과 교감을 나누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더 나아가 지역 사회 내에서 환경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죠. 이렇게 멋진 씨앗도서관, 많관부!(광고 아님, 광고 문의는 환영😂)

구독자님들도 ‘씨앗 대출’로 나만에 작은 정원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식물을 키우며 일상에 더 많은 행복과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장소: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1층
• 이용 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7:00

💌 Re: 삼십살롱에게.

삼십살롱 구독자님께서 지난 2호 '30대 집순이들의 봄맞이 리빙템' 편에 이렇게 답장을 보내주셨어요.

"때마침 봄맞이 인테리어를 고민 중이었는데, 집 안의 분위기를 가볍게 변화시킬 수 있는 패브릭 아이템들이 유용했어요!”

"잠옷, 수건, 패브릭 스프레이 등 세심하게 고른 아이템들은 봄맞이 설렘을 더해주는데요! 쇼핑은 언제나 즐거워요 ㅋㅋㅋ 제가 퇴근이 없는 삶인데 쇼핑몰로 퇴근합니다 :)"

답장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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