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끊긴 썸남한테 연락한 썰.txt 오히려 낯선 사람들에게 속마음을 더 가감 없이 말하게 된 경험 있나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속마음을 더 숨기게 되는 것 같아요. 30대 에디터 넷이 모여 각자의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보고 나니, 저희끼리도 관계가 한층 깊어진 느낌이 들었는데요. 그래서 21호 레터는 30대를 위한 대나무숲으로 준비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에디터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전해요. 레터 하단에는 님을 위한 대나무숲도 마련했으니 같이 나눠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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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레터 한 눈에 보기
- 아 연애하고 싶다.
- 한우 갈비찜, 왜 먹질 못하니
- 서른이 넘어도 낯가리고 뚝딱거려요…
- 30대의 복잡한 연애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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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부끄럽지만, 전 사실 연애 경험이 없어요. 30대가 모여있는 이곳에 연애 경험 없는 사람이 숨어 있었다니, 놀라셨죠? 친구들에게 소개도 받고, 모임에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도 해봤지만, 너무 뚝딱거린 탓인지, 아쉽게 늘 썸으로만 끝났어요.
작년 5월, 아는 언니를 통해 받은 소개팅 상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첫 만남부터 밥도 안 먹고 카페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3시간이나 수다를 떨었죠. 그 후 연락을 주고받는 것도 재밌었고, 퇴근 후 함께 있으면 설렘이 가득했어요. 연애를 잘 모르는 저였지만, 이분과 연인으로 발전한다면 행복하고 재밌는 연애를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고, 잘될 것 같은 느낌이 저를 감쌌죠.
그런데 갑자기 그분과 연락이 끊겼어요. 정말 갑자기요! 주변에선 원래 썸타다 연락이 끊겨도 이상하지 않다고, “연락하는 네가 이상한 거야” 라고 했지만, 그분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서 용기 내 연락을 했어요. 그분이 저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면 풀고 싶었고, 저도 그분을 갑자기 잠수탄 사람으로 남기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다행히 그분과 연락이 닿아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는데, 듣고 나니 제가 더 연락하면 서로가 불편해질 것 같아 마지막 인사와 함께 썸을 마무리했어요.
그전에도 연락이 끊기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모든 문제가 저에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좀 부담스러웠나?'
'내가 이성적인 무언가 부족한가?'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이번 연락을 계기로 원인이 나에게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유를 알고 나니 혼자 자책했던 시간이 아까워졌어요. 생각해 보니 그땐 여러 가지 일로 자존감도 많이 낮아져 있던 때였더라고요. 이제는 예전과 다르게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스스로를 먼저 아끼고 사랑해야 다른 분을 만났을 때도 사랑을 나눌 수 있을 테니까요.
- 에디터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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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상견례 자리에서 인생 최대로 체했던 일이 있었어요. 남자 친구의 부모님을 처음 뵙는 자리도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한우 갈비찜을 눈앞에 두고도 몇 점 못 먹은 게 한으로 남았던… 몸은 거짓말을 못 한다더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긴장을 많이 한 거죠. ‘상견례, 별거 아니지. 편하게 얘기만 잘 나누면 되는데 뭐’라고 마음을 다졌던 게, 다시 생각해 보니 제 불안한 마음을 스스로 외면한 거였더라고요.
마침, 그 시기에 저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서 TCI 심리 검사를 받았었어요. 타고난 기질과 형성된 성격을 수치화해서 알려주는 심리검사인데, 19호 레터를 보셨다면 이미 알고 계실 거예요! (30대에게 추천하는 심리검사 보러가기) 그런데 검사 결과, 기질의 여러 척도 중 가장 높게 나온 항목이 ‘위험 회피’인 거예요. 저는 타고나기를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을 마주할 때 비교적 많이 긴장하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사람인 거죠.
요즘에는 불안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너 지금 긴장되는구나’라고 저에게 말을 걸거나 입 밖으로 표현해 보려고 해요. 아무 일 없는 척 숨기기 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체감이 되더라고요. 다시는 맛있는 음식 앞에서 급체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 에디터 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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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본투비 no 숫기” (태어났을 때부터 숫기가 없다) 였어요. 어렸을 적부터 소심했던 탓에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말도 잘 섞지 못하고 괜히 눈치 보며 생활했어요. 어머니는 그런 제가 답답하셨는지, 주문하기, 택시 기사님께 대답하기 등 다양한 훈련(?)을 시키셨고 저는 그런 상황이 늘 곤혹이었어요. 어린 시절에도 이런 제 모습이 답답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쉽게 고쳐지지는 않았어요.
이제는 다년간 사회생활을 한 경험으로 이제 주문이나 전화 문의 등은 당당하게 할 수 있어요. 택시 기사님들의 질문에 답도 잘한답니다. 그렇게 어떻게 어른 흉내까지는 내보고 있는데, 여전히 마음 한편은 안절부절하고 있어요.
요즘 다니는 학원에 중 · 고등학생 무리가 많이 있는데요, 저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친구들이라 편한 상대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이들이 저한테 말을 거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거예요! 여유 있게 받아치고 싶었는데, 결국 말 더듬이가 되어 뚝딱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어요. 학생들은 방글방글 웃으며 해맑게 대하는데, 말 한마디 제대로 못 뱉는 저를 보며 속으로 매우 좌절했죠. 옆에 있던 다른 어른이 능숙하게 말을 받아치는데, 저와 비교도 되고 그가 가진 여유가 부럽더라고요.
그런데 그 상황을 돌아보니, 낯가림과 나이는 큰 상관이 없을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각자의 타고난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거잖아요. 물론 서른이 돼서도 쑥스러움은 여전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솔직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다가가 보려고요.
- 에디터 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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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한 친구가 있어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강한 이끌림이 있는 친구죠. 성향이 완전히 반대에요. 저는 J이고 조용한 편인데, 그녀는 P에 밝고 명랑해요. 반대가 끌린다는 게 이런 걸까요? 가끔 쉬는 시간에 이야기하거나,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면 티키타카도 잘 되고 대화가 끊어지지 않아요. 하지만 요즘 이런 순간들이 저에게는 설렘이자 두려움이에요.
20대 때는 그냥 마음이 끌리면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그저 두근거리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30대 중반이 된 지금, 연애의 시작이 예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어요. 연애가 곧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저에게는 설렘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직장 생활, 경제적인 안정, 그리고 미래의 계획 등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눈앞에 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지만,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자꾸 망설여지네요.
원래 속 이야기를 잘 꺼내는 편이 아닌데, 오늘은 용기 내서 제 고민을 공유해 봅니다. 여러분도 혹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함께 나눠봐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 앞에 놓인 무게감 속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말이죠.
- 에디터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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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살롱 대나무숲 OPEN🎋
📣100% 익명 보장!📣
여러분의 은밀한(?) 말 못한 비밀, 고민 등 무엇이든 들어드립니다. 시원하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한결 가벼워질 수 있어요. 지금 바로 외쳐보세요💥!!
*보내주신 이야기는 다음 호 레터에 에디터의 익명 답장과 함께 실어드려요🫶🏻
님의 사연 기대할게요!
- 참여 기간: 24.09.25(수) ~ 10.02(수) 23시까지
- 참여 방법: 신청 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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